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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이 남긴 마을: 리조트 붐이 지나간 자리

by 김제빵 2025. 4. 19.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에는 ‘골프장 리조트 붐’이 일었습니다. 당시엔 외국 골프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수많은 골프장이 산과 들을 깎고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그 붐은 오래가지 못했고, 시간이 흐른 지금 많은 골프장 인근 마을은 개발의 후폭풍 속에 조용히 사라지거나, 유지비조차 감당 못한 채 방치된 채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때 지역의 미래로 불렸던 골프장 중심 마을들이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따라가 확인해 보려 합니다.

 

골프장이 남긴 마을: 리조트 붐이 지나간 자리
골프장이 남긴 마을: 리조트 붐이 지나간 자리

 

골프장은 어떻게 마을을 바꾸었는가

- 리조트 조성과 마을 해체
 1990년대 중반부터 강원, 충청, 전남 일대를 중심으로 골프장과 연계된 리조트 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라, 부동산 개발과 숙박, 관광, 회의장을 겸비한 ‘복합 휴양지’로 계획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많은 마을이 강제 이주되거나, 수용 절차를 거쳐 사라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령 인구의 생계가 끊기고, 공동체는 흩어졌습니다.

 

- 기대를 안고 떠났던 주민들
 토지보상금을 받고 떠난 주민들은 대부분 도시로 이주하거나 근처 마을로 옮겨갔습니다. 처음에는 리조트가 들어서면 일자리가 생기고, 관광객이 유입되어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실제로 개장 초기엔 캐디, 식당, 숙박업 등 다양한 일자리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무너졌습니다.

 

- 건설과 동시에 시작된 침체
 부동산 과열과 함께 무리한 개발이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요 부족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국내 관광보다 해외 골프 관광이 더 각광받으면서, 내수에 의존한 리조트형 골프장은 점차 운영난에 빠졌습니다. 이에 따라 인근 상권과 일자리는 줄고, 개발 기대감에 의존했던 마을 경제도 점차 침체되었습니다.

 

 

남겨진 구조물과 버려진 땅들

- 리조트 유령지대의 현실
 골프장 부지가 방치되면서 리조트 단지는 사실상 ‘유령 마을’로 변했습니다.

 식당, 콘도, 클럽하우스는 외관만 남은 채 관리가 끊겼고, 폐허처럼 버려진 건물만이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대전 외곽, 강원 일부 지역, 그리고 제주에서도 이런 유휴 리조트 단지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 생태계 파괴의 후유증
 골프장을 위해 조성한 인공 연못과 배수 시스템은 운영이 중단되자 자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화학 비료와 농약으로 오염된 토양은 복원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주변 농지와 하천에도 장기적인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리조트 사업이 중단된 이후에는 그 누구도 복구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 새로운 활용의 어려움
 남겨진 골프장 부지는 재개발이 어려운 땅이 되었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체험장, 캠핑장, 공원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기존 구조물의 노후화와 정비 비용 문제로 번번이 좌절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땅은 이용되지도 못하고 폐허로 남아,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붐의 끝자락에서 남겨진 것들

- 공동체 붕괴의 상처
 가장 큰 상처는 공동체 해체입니다. 하나의 마을이 이주를 통해 흩어지면, 단순한 인구 이동을 넘어 세대 간 기억과 관계가 사라집니다. 리조트를 중심으로 재편된 생활권은 붕괴되었고, 사람들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소속감을 잃은 채 남겨졌습니다.

 

- 무형 자산의 소멸
 골프장 부지에 묻힌 것은 단지 논밭만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가꿔온 지역의 전통과 축제, 자연과 어우러진 농업 기반이 함께 사라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손실로, 지역 정체성을 함께 지운 셈이 되었습니다.

 

- 남은 자들이 만드는 변화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버려진 리조트 단지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충북 제천의 한 리조트 부지는 지역 청년 창업자들이 예술 공간과 농촌 체험장을 결합해 재생하려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작은 변화들이, 리조트 붐의 그늘을 비추는 조용한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골프장의 미래와 지역 경제의 새로운 모델

- 골프장 산업의 재구성
 골프장 산업이 예전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지만, 여전히 골프와 관련된 시설과 프로그램들은 일정한 수요가 존재합니다.   어차피 지어져 있는 골프장과 리조트는 이제 단순히 고급 레저 시설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환경적, 그리고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골프장 내에서 친환경 농업 체험, 요가 클래스, 명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함으로써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방문객들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서의 골프장 활용
 골프장을 ‘단순한 놀이시설’이 아닌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 변환하는 방식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이는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으로, 골프장과 리조트가 지역의 자연적 특성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골프장 산업의 쇠퇴를 극복하고, 새로운 형태의 관광과 지역 재생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 마을의 경제적 재건골프장이 남긴 자리에 새로운 경제적 모델을 찾는 일이 중요

 지역 주민들이 골프장 부지의 재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 산업을 만들어가는 것은 지역 경제의 재건을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마을의 독특한 문화와 환경을 기반으로 한 관광 콘텐츠 개발은 지역의 미래를 밝히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골프장 중심 개발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많은 마을과 사람들을 버려두고 떠났습니다. 그 자리에 남겨진 것은 폐허와 침묵, 그리고 다시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지역 공동체의 긴 여정입니다.

 골프장이 남긴 마을은 더 이상 과거의 전성기를 자랑하지 않지만, 그 자리는 여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곳이 의미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그 자리를 바꾸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곳이 다시 한번 새로운 지역 경제의 중심으로 부활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도 무엇보다.. 더이상의 환경이 다치지 않길 가장 희망하는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