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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일기: 책걸상만 남은 교실에서 느낀 시간의 무게 도시와 농촌의 인구 격차가 벌어지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교실들이 조용히 문을 닫고 있습니다. 전국에는 이미 3천 곳이 넘는 폐교가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시간의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책걸상만 남은 교실’이라는 말이 현실이 된 폐교의 풍경과 의미, 그리고 보존과 재생의 경계에 선 이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사라진 학교의 흔적, 폐교가 생겨나는 이유① 인구 감소가 불러온 교육 시설의 공동화 폐교는 단순히 학생 수가 줄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지방 소멸,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교육 자원의 재배치, 행정구역 통폐합 등 복합적인 사회 변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특히 농산어촌의 소규모 초등학교는 2000년대.. 2025. 4. 15.
전쟁이 멈춘 자리: 비무장지대 근처 버려진 마을 탐방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이 끝나지 않은 땅’ 위에 존재합니다. 그 한복판에 위치한 비무장지대(DMZ) 주변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버려진 마을들이 존재합니다. 이 마을들은 전쟁의 포성은 멈췄지만, 여전히 분단의 긴장 속에서 고요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지만, 건물과 자연, 그리고 풍경은 전쟁과 평화의 경계에 서 있는 그곳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한 그 곳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DMZ 인근, 버려진 마을들의 형성 배경전쟁과 함께 사라진 마을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북한과 남한을 잇던 수많은 국경 마을들이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였습니다. 특히 휴전선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연천, 철원, 파주,.. 2025. 4. 15.
지도에도 없는 마을: 행정구역에서 사라진 유령 마을들 한때 사람의 온기와 삶의 흔적이 가득했던 마을이 어느 날 지도로부터 사라졌다면, 그곳엔 무엇이 남아 있을까요? 도로 표지판에도, 행정지도에도, 심지어 주민등록상에서도 사라져버린 이름 없는 땅. 지워진 마을의 풍경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살았던 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령 마을’이라 불리는 행정구역상 폐지된 마을들을 찾아 떠난 여정을 담아보았습니다. 사라진 이름, 남겨진 삶의 자취🧭 이름 없는 길의 시작강원도 깊은 산자락, 네비게이션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작은 고갯길을 넘어 있는 곳. 지도를 아무리 확대해도 마을 이름은 보이지 않고, 겨우 산 이름만이 표시돼 있을 뿐이다. 한때 수십 가구가 모여 살았던 이 마을은, 행정구역 개편과 인구 감소로 인해 공식적으로 ‘존.. 2025. 4. 14.
폐역 순례: 더 이상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들의 풍경 📍 도시의 분주한 플랫폼과는 달리, 이제는 아무 기차도 서지 않는 간이역들이 전국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언젠가는 수많은 이들의 이별과 만남이 오갔을, 하지만 지금은 고요한 정적만이 감도는 그곳들. 이번 글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한 폐역들을 순례하며, 그 속에 남겨진 풍경과 감정의 조각들을 따라가 봅니다. 플랫폼 위의 정적, 기억을 지나는 선로🚂 기차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강원도 정선의 한 폐역, 작은 간이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정적’이었다.어딘가 멀리서 철길을 긁고 지나가는 듯한 상상이 들 정도로 고요한 이곳은, 언젠가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 것이다.플랫폼 옆 벤치는 이끼와 먼지에 덮여 있었고, 시계는 멈춘 채로 시간을 알리지 않고 있었다. 🧳 역사가 품은 삶의 흔적대합실.. 2025. 4. 14.
시간이 멈춘 마을: 강원도 운탄고도 폐광촌 탐방기 강원도 깊은 산속, 한때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길 ‘운탄고도’를 따라 걷다 보면, 지도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 폐광촌들과 마주하게 된다. 지금은 사람이 떠나고 시간만 머물러 있는 그 마을들. 낡은 벽화와 쓰러진 집, 바람에 흔들리는 간판 속에서, 우리는 잊힌 삶의 온기와 이야기를 다시 만난다. 이번 글에서는 강원도 운탄고도 폐광촌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길이 멈춘 그곳, 운탄고도에서 만난 첫 마을🚶 트럭 대신 사람만 지나는 길 강원도 정선과 태백 사이, 해발 1,000미터를 넘나드는 고산지대에는 ‘운탄고도’라는 독특한 이름의 길이 있다. 이름 그대로, 석탄을 운반하던 길이라는 뜻이다. 과거 광산에서 캐낸 석탄을 실어 나르던 트럭들이 오가던 이 길은, 지금은 사람의 두 발로만 닿을 수 있는 트레.. 2025. 4. 14.